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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부동산

2020/02/05

신경숙의 소설을 거의 다 갖고 있었다. 심지어는 외딴방 연재를 읽기 위해 계간 문학동네를 사모았다. 겨울우화는 두 세 번 읽었던 것 같다. "봄을 탄다"는 손숙이 쓴 광고 카피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최명길이 진행하는 라디오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테이프에 녹음했다. 주말 아침 일찍 방송하는 작가 소개 TV 프로그램에 나온다길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청했다. 아마도 그녀는 촌스런 보라색 고리 바지를 입고 나왔었던 것 같다.

표절 논란이 터지고 나는 신경숙의 책들을 버리거나 누군가에게 그냥 줬다. 그리고 신경숙의 표절 논란으로 책들을 떠나보낸다고 어딘가에 썼다.

배신감이 들어서?

사실은 핑계였다. 아이들은 자라고 집은 좁아서였다. 이사갈 형편은 안 되니 그나마 버릴 수 있는 것들이 책이었다. 그냥 그럴싸한 핑계가 필요했다. 나에게 신경숙은 떠나보낼 수 없는 존재였지만, 마침 마땅한 핑계가 생긴 것이었다.

나는 부동산 때문에 신경숙과 이별했다.

그 후로도 나는 신경숙을 읽지 않는다.

부동산 망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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